목적지를 모른 채 비행기에 탑승하는 영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주인공은 유럽의 한 항공사가 출시한 ‘미스터리 항공권’을 구매한 탑승객들이다. 이 항공권은 출시 4분 만에 매진되며 인기를 끌었다.
10일 NDTV, 프리프레스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지난 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유럽 쉥겐 국가 내 한 도시로 향하는 미스터리 항공권을 판매했다. 여행 일정은 이달 4일부터 7일까지로, 목적지는 착륙 전까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SAS는 이 항공권을 자사 유로보너스 회원에 한정해 판매했는데, 티켓은 단 4분 만에 전량 매진됐다.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들은 지난 4일 행선지를 모른 채 공항으로 모였다. 탑승권과 탑승 게이트 안내 화면에도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은 쉥겐 지역’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SAS 측은 긴장감 유지를 위해 승객은 물론 객실 승무원에게도 도착지를 알리지 않았다. 비행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 24’에서도 이 항공편의 도착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최종 도착지를 알고 있는 이는 오직 기장뿐이었다.
탑승객은 착륙 후에야 항공편의 도착지를 알게 됐다. 이번 항공편의 도착지는 스페인 세비야였다.
이들은 도착지를 알지 못해 호텔 예약도 직접 할 수 없었지만, 대신 호텔 정보를 제공받아 미리 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SAS의 ‘미스터리 항공권’ 판매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의 항공편을 선보였다. 당시 회원 약 6000명이 이 항공권 구매를 시도하며 단시간 매진을 기록했다. 목적지는 그리스 아테네로, 승객들은 적립금 3만점을 사용해 항공권을 구매했다.
올해 역시 흥행에 성공하면서 항공사는 향후에도 해당 콘셉트를 이어갈 것으로 항공업계는 예상했다.
SAS 항공 측은 “여행의 설렘은 때때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더 크게 온다”며 “예상 가능한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기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