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83) 버몬트주 상원의원이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 올라 깜짝 연설을 통해 트럼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13일 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샌더스는 지난 12일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서 싱어송라이터 클레어오의 공연 전 무대에 올라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해 발언했다. 샌더스는 “이 나라는 매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미국의 미래는 여러분 세대에 달려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미래 세대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신은 돌아서서 현재 벌어지고 일들을 무시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한다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여러분은 경제적 정의, 사회적 정의, 그리고 인종적 정의를 위해 싸우기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더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자 청중은 야유를 보냈고, 이에 샌더스는 “동의한다”고 했다.
특히 샌더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가 사기라고 생각한다. 그는 위험할 정도로 틀렸다”며 “우리는 화석 연료 산업에 맞서 이 지구를 파괴하는 것을 멈추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캘리포니아, 제 고향인 버몬트, 그리고 다른 많은 주에서도 정치인들이 여성의 자기 신체에 대한 권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나서서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의료 시스템은 망가졌다. 모든 사람에게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지 못하는 유일한 주요 국가가 바로 미국”이라며 “여러분이 보험 회사와 제약 회사에 맞서 싸우고 의료 서비스가 인권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샌더스는 이날 연설에 앞서 로스앤젤레스(LA) 글로리아 몰리나 그랜드파크에서 주최한 트럼프 정부 반대 집회인 ‘과두 정치 저지(Fighting Oligarchy)’ 행사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뉴욕주 하원의원과 함께 참석했다. 샌더스 측은 LA 집회에 3만6000명이 모였으며, 샌더스가 연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말 오마하에서 시작된 이 집회는 아이오와, 위스콘신, 미시간, 네바다, 애리조나, 콜로라도에서 열린 바 있다.
진보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한 샌더스는 2016년과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