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팀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4일 ‘자이언츠의 스타가 기록적인 홈런으로 양키스를 압도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정후는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홀로 파괴 작전을 펼치며 자이언츠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양키스타디움에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뒤진 4회 솔로 홈런을, 1-3으로 따라붙은 6회에는 역전 쓰리런을 터트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이 기세를 몰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날 5-4로 승리했다.
자이언츠는 이번 원정 시리즈에서 이정후의 대활약으로 양키스를 상대로 2승 1패를 기록했다. 자이언츠가 양키스 원정에서 위닝 시리즈(3전 중 2승)를 따낸 것은 인터리그가 도입된 2002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포브스는 “이정후가 연속 홈런을 치면서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 전까지는 자이언츠가 양키 스타디움에서 위닝 시리즈를 따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정후가 세운 역사적인 기록은 또 있다. SI는 “이정후는 자신의 MLB 커리어에서 첫 멀티홈런을 쳤을 뿐만 아니라 양키스를 상대로 멀티홈런을 기록한 최초의 자이언츠 선수가 됐다”고 했다. 전신 뉴욕 자이언츠 시절부터 포함해 MLB 125년 역사상 양키스를 상대로 멀티홈런을 친 자이언츠 타자는 이정후가 최초라고 한다.
외신들은 이정후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SI는 “작년 부상으로 3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정후는 건강을 되찾고 최고의 야구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그가 지금의 기세를 유지한다면 엄청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LB닷컴은 “이정후가 빅리그 적응 능력에 관한 의문을 빠르게 해소하면서 올 시즌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NBC스포츠 역시 “이정후는 자이언츠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아직 평가하기에 이른 면이 있지만, 이정후는 최고의 만능 선수 같다. 오늘 경기는 거의 혼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했다.
팀 내 평가도 후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전에 상대해본 적 없는 투수들을 상대로 이런 성적을 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공을 맞히는 기술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투수들을 상대로도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로 나온 로건 웹은 “이정후는 주목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한국 야구를 보면 경기장 환경이 시끄러운데 이정후는 거기에 적응돼 있는 선수”라며 “이정후는 중요한 때 한 방을 보여줄 능력이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