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극단주의에 빠진 17세 청소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암살 계획의 일환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모와 계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CNN,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이 11일 위스콘신 동부지방법원에 제출한 관련 문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워키쇼 카운티 당국은 니키타 카삽(17)을 체포해 1급 살인 2건, 시체 은닉 2건과 관련된 혐의로 기소했다. 피해자는 카삽의 어머니 타티아나 카삽(35)과 계부 도널드 메이어(51)로, 이들은 지난 2월 2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그는 같은 달 11일쯤 두 사람을 총기로 살해한 후 이들의 시신을 집에 숨겨놓고 도주했다. 카삽이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에서 같은 달 28일 친척에게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이 뒤늦게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했다. 같은 날 카삽은 경찰에 체포됐으며, 체포 당시 거액의 현금과 권총이 함께 발견됐다.
이 사건은 카삽이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드러났다. 수사 당국은 카삽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것은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금전적 수단을 확보하고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당국은 카삽이 미국 정부 전복을 위해 대통령을 암살하고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하는 음모를 계획하는 등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 당국은 카삽에게서 압수한 전자기기에서 극단주의 신나치 단체 ‘9각의 교단’(Order of Nine Angles) 관련 자료를 발견했는데, 여기에는 대통령 암살, 폭탄 제조, 테러 공격 실행을 촉구하는 ‘자칭 선언문’도 포함됐다. FBI가 발견한 3페이지 분량의 문서에는 미국에 정치적 혁명을 일으켜 백인 종족을 구하기 위해 트럼프를 암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해당 문서에는 아돌프 히틀러의 사진과 함께 “히틀러 만세, 백인종 만세, 승리 만세”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한 문서에는 “트럼프를 암살하는 이유는 매우 명백하다. 대통령과 부통령을 제거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FBI는 또 드론을 치명적 무기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와 폭발물 관련 자료도 입수했으며, 카삽이 이 무기에 대한 비용 일부를 지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우크라이나로 도피를 계획한 정황도 포착됐다. FBI가 확보한 온라인 대화 내용에 따르면 카삽은 우크라이나 사용자와 접촉해 “우크라이나로 이송되기 전까지 얼마나 숨어 있어야 하나요”라고 문의했다. 또 카삽의 학급 친구는 수사 당국에 카삽이 부모를 살해할 계획을 미리 밝혔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카삽이 미국 정부 전복과 트럼프 암살을 계획하는 러시아인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카삽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