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주말 벌어진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 직후 상황이 담긴 경찰의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14일 공식 페이스북에 “러시아 포격 직후 경찰과 공무원들이 부상자를 구출했다”며 1분2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피를 흘리는 10대 소년이 머리에 붕대를 감는 등 응급조치를 받는 장면이 담겼다. 소년은 “아빠, 저는 지금 교차로에 있는 카페에 있어요. 최대한 빨리 와주세요”라고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 긴박한 상황에서 소년은 경찰이 다가가자 “제발 엄마를 살려주세요. 저는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불타는 건물과 무너진 잔해 사이에서 쓰러진 남성의 모습, 공포에 질려 울부짖는 어린 딸을 달래는 어머니의 모습 등이 영상에 담겼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어린이를 포함한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당했다. 러시아는 다시 한 번 죽음을 가져왔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공격은 우리의 마음에 또다른 고통스러운 상처를 남겼다. 희생당한 모든 분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부상당한 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퍼부어 최소 34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쳤다. 올해 들어 러시아가 자행한 공격 가운데 최악의 인명피해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고의로 민간인을 공격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유럽 지도자들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러시아의 민간인 공격을 규탄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세브르스크 전술‧작전 사령부 지도부의 회의 장소를 겨냥한 것으로, 우크라이나군 60명이 사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국제법을 위반해 민간 지역 인근에 군 시설을 배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