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테슬라 차량./ 미 법무부

미국에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 매장과 공화당 지역 사무소에 불을 지른 혐의로 40대 남성이 당국에 붙잡혀 기소됐다.

1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거주하는 제이미슨 와그너(40)를 방화 혐의 등으로 체포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와그너는 지난 2월 9일 새벽 테슬라 앨버커키 매장에 불을 질러 테슬라 모델Y 차량 2대를 파손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30일 새벽에는 공화당 뉴멕시코 사무실에 방화를 시도해 정문과 입구 부분을 훼손시켰다. 두 건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선 머스크와 공화당을 비난하는 메시지도 발견됐다. 공화당 건물에는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KKK(백인 우월주의 극우 단체)’라는 그래피티가, 테슬라 매장에는 ‘일론 죽어라’ ‘테슬라 나치 죽어라’ 등의 낙서가 적혀 있었다.

와그너의 집을 수색한 결과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인화성 물질과 방화 장치, 스프레이 페인트 등이 발견됐다.

테슬라 매장과 공화당 지역사무소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제이미슨 와그너./ 미국 법무부

와그너는 방화에 의한 재물 손괴 등 2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각 혐의당 5∼20년씩 최장 4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으로 구형할 것”이라며 “정치적 폭력의 물결에 동참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건이 마지막 교훈이 되길 바란다. 형량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에선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연방기관 축소를 주도하는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면서 테슬라 시설과 차량을 겨냥한 방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미 당국은 테슬라 공격을 국내 테러로 간주하고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FBI는 알코올·담배·화기·폭발물 관리국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테슬라 관련 사건을 조사해 왔으며, 지난달에도 3명을 각각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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