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들을 대동한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녀가 알려진 14명보다 많으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여성에게도 자신의 아이 출산을 제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자연분만을 하면 뇌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에게 제왕절개를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머스크의 13번째 혼외자를 출산한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온라인 유명인) 애슐리 세인트 클레어를 비롯한 머스크 주변 인사들을 접촉해, 머스크가 자신의 혼외자들을 관리하는 ‘해결사’를 통해 임신한 여성들에게 비밀 유지를 강요하고 양육비 지급을 강압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의 오래된 해결사 역할을 해온 측근 재러드 버철은 작년 12월 연락이 끊긴 머스크에게 친자 확인 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려던 세인트 클레어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 엄마가 법적 절차를 택하면 그 여성에게는 항상 더 나쁜 결과가 돌아오게 된다”며 “머스크는 당신의 아이가 자신의 친자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확인된 것만 4명의 여성으로부터 14명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WSJ는 “머스크와 가까운 여러 측근들은 실제 머스크의 자녀 수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세인트 클레어에게 1500만달러(약 214억원)의 합의금과 매달 10만달러(약 1억 4200만원)의 양육비 지원금을 제안하며 자녀 출산에 대한 침묵을 요구했고, 다른 아이 엄마들과도 비슷한 협약을 맺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평소 자신의 아이들을 수천 명의 병사로 구성돼 제국의 영역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고대 로마 군단을 지칭하는 ‘레기온(legion)’이라 부르며, 세인트 클레어가 임신하자 “아이를 더 빠르게 더 많이 낳기 위해 다른 여성들도 데려오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하루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수십~수백 건의 게시글과 댓글을 올리는 머스크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이 온라인 상에서만 대화를 나눈 여성에게도 자신의 아이를 가질 의향이 있는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과거 X에 “자연분만은 뇌 크기를 제한한다. 제왕절개는 더 큰 뇌를 허용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세인트 클레어에게도 제왕절개 출산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 제안을 거부하고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출산했다.

비밀유지 협약을 어기고 세인트 클레어가 지난 2월 머스크의 13번째 아이를 낳았다고 폭로하자 머스크는 1500만달러의 합의금 제안을 철회하고 매달 양육비도 2만달러(약 2800만원)~4만달러(약 5700만원)로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를 상대로 친자 확인 및 양육권 소송 중인 세인트 클레어의 변호사 비용만 24만달러(약 3억 2500만원)를 초과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법원의 강제 명령에 따라 실시된 친자 확인 검사에서 세인트 클레어의 아이는 머스크 자녀일 확률이 99.9999%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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