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을 만나고 있다.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관세 협상을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한 일본 측 협상 대표단을 만나 “큰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사진을 올린 뒤 “무역 관련 일본 대표단을 방금 만나 큰 영광이었다. 큰 진전!”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회담 전에도 “일본이 오늘 관세, 군사 지원 비용, 그리고 ‘무역의 공정성(TRADE FAIRNESS)’에 대해 협상하러 (미국에) 온다. 나는 재무장관 및 상무장관과 함께 그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양국에 모두 좋은(GREAT!) 합의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했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비공개 협상이 끝난 이후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이나 협상에 참여한 장관들, 대변인 차원의 논평도 따로 나오지 않았다. 미 언론들은 현재 미국이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동시다발적으로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일본과의 협상 하루 전인 15일 유럽연합(EU) 대표단을 만난 미국 측은 관세 인하를 위한 요구 조건을 밝히지 않아 별다른 진전 없이 협상이 끝나기도 했다. 당시 유럽연합 대표단 관계자들은 “미국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고, 대신 미국으로 산업을 옮겨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국이 유럽뿐 아니라 일본이나 한국 등 다른 동맹국들과의 협상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구체적 양보나 합의 내용을 밝힐 경우, 다른 국가들이 이를 기준으로 삼아 추가 양보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협상 결과를 최대한 비공개로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국은 다음 주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각각 방미해 미국 측과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전직 국무부 출신 관료는 미 언론에 “미국은 일방적으로 상당한 협상 지렛대를 쥐고 있다”며 “미국은 일본에 ‘처벌’을 유예해주는 대신 일본이 여러 인센티브를 내놓기를 기대한다. 일본 입장에서는 이것을 경제적 압박(economic coercion)이라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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