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억만장자들의 총 재산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과 거의 맞먹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브스는 최근 “지난해 러시아의 억만장자 수는 125명에서 146명으로 늘어났고, 그들의 총 재산은 5770억 달러에서 역대 최대인 6255억 달러(한화 886조 5837억 원)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의 재산 평가는 지난 3월 7일 기준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3월 1일 현재 외환보유액은 6323억5000만 달러(896조 2929억 원)로 평가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는 현재 보유액 절반인 약 3000억 달러가 미국, EU 및 기타 국가에서 동결된 상태다.
포브스 선정 러시아 억만장자 순위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부자는 석유회사 루코일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바기트 알렉페로프이며, 재산은 287억 달러에 이른다. 2위는 286억 달러를 보유한 철강회사 세베르스탈의 소유주 알렉세이 모르다쇼프, 3위는 에너지사 노바텍 소유주인 레오니드 미켈슨(284억 달러)이다.
억만장자 리스트에는 석탄, 금융, IT, 제약, 농업, 식품, 건설, 무역, 운송, 전력 분야 등에서 자본을 축적한 15개 신규 기업 오너가 포함됐다.
그중에는 은행가 블라디미르 코간의 미망인 류드밀라 코간(13억 달러)과 루코일 공동 소유주 레오니드 페둔의 장남 안톤과 예카테리나(각각 11억 달러)의 상속인 3명도 가세했다.
새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사람 중 가장 부자는 파르마신테즈의 소유주 비크람 푸니아(21억 달러)다. 또 건설 사 FSK의 창립자 블라디미르 보로닌(13억 달러), 러시아 최대 엘긴스코예 석탄 매장지를 개발 중인 엘가의 공동 소유주 알렉산더 이사예프(13억 달러), 러시아 안보위원회 부의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와 친분이 있는 미라토르그의 소유주 알렉산드르와 빅토르 린닉 형제(각각 13억 달러)도 포진했다.
또 1C의 소유주 보리스 누랄리예프(13억 달러), 상트페테르부르크 은행의 주주 알렉산더 사벨리예프(13억 달러), 러시아 철도와 트란스네프트에 전력을 공급하는 루세네르고스비트의 소유주 그리고리 베레즈킨(11억 달러), 화장품 매장 체인(L’Etoile)의 소유주 타티아나 볼로디나(11억 달러), 철도 운영사 노보트랜스의 소유주 콘스탄틴 곤차로프(11억 달러), 식품 공급업 체인 오리미 트레이드의 공동 소유주 알렉산드르 에브네비치(11억 달러), 동부 광산 회사의 지배 주주인 올렉 미세브라(11억 달러)가 포함됐다.
반면, 건설 회사 사몰레트 소유주 파벨 골루브코프, UGMK 주주 이고르 쿠드리아슈킨, 러시아 운영 체제 아스트라 개발사 소유주 데니스 프롤로프, 광산 회사 포르티아나 소유주 블라디슬라프 스비블로프 등 4명은 억만장자 순위에서 제외됐다.
한편,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와일드베리스 창업자로 지난해 러시아 포브스 발표 억만장자 명단에서 여성 부문 최고 순위에 올랐던 고려인 타티야나 김은 지난 2월 법원에서 남편과 이혼 판결을 받았다. 당시 그녀의 순자산은 약 74억 달러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