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숙박료 담합 혐의로 도쿄도(都) 내 유명 호텔 15곳을 적발해 경고 조치하기로 했다. 아사쿠사·신주쿠 등 도쿄 도심 전역에 있는 이들 호텔에는 제국호텔·뉴오타니호텔·하얏트리젠시 등 일본의 대표적인 고급 호텔도 포함됐다. 경고는 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제재하기에 앞서 시정을 요구하는 조치로, 이번 조치에 따라 해당 호텔이 바로 법적 처분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들 호텔은 수십 년에 걸쳐 월 1회 ‘FR(프런트 리저베이션) 회의’를 열고 객실 가동률, 평균 단가와 향후 단가 설정 방침 등 비공개 정보를 공유했다. 이런 정보는 호텔이 성수기·비수기 숙박 수요를 고려해 가격을 유동적으로 책정하는 ‘DP(다이내믹 프라이싱)’에 영향을 끼친다. 공정위는 이 같은 회의가 고급 호텔뿐 아니라 비즈니스 호텔이나 도쿄도 이외 지역 호텔 단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에는 팬데믹 이후 일본 여행 수요가 크게 오른 배경이 고려됐다. 늘어난 호텔 이용객이 담합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전에 바로잡은 것이다. 일본의 기업 신용 조사 업체인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비즈니스호텔 등 11개 업체의 평균 객실 단가는 지난해 7~9월 1만5537엔(약 15만4300원)을 기록해 코로나 팬데믹 도중이었던 2021년 8320엔보다 약 87% 상승했다. 지난해 도쿄 도심에는 객실 단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호텔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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