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건물 옥상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잔해 속을 살피는 모습.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개량된 북한의 KN-23, KN-24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우크라이나 매체 뉴보이스오브우크라이나는 군사 전문가 아나톨리 크흐랍츠힌스키를 인용해 “초기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 북한제 미사일은 비행 중 분해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상당한 성능 개선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일례로 지난 6일 키이우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공격 분석 결과, 여러 기의 미사일이 하나의 지점을 정확히 겨냥하거나 복잡한 비행 경로를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미사일은 요격됐지만, 북한제 미사일은 요격되지 못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술적 결함이 아닌 표적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탐지 도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패트리엇 시스템에는 사각지대가 있다”며 “레이더에는 한계가 있어 모든 것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패트리엇 레이더는 360도 감시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는 미사일에 방공망 레이더 시스템을 교란하는 이른바 ‘미끼’를 배치해 요격 지점 계산에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컴퓨터가 요격 지점을 계산하는데, 이때 미사일의 궤적, 특히 최종 단계에서 궤적이 바뀌는 경우 완전히 새로운 계산이 필요하며 이는 요격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의 공중 위협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방공 요격기와 레이더 시스템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일 이스칸데르-M 미사일이 크리비리흐를 타격했으며 6일에는 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지난 2월에도 비슷한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고위 군사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몇 주간 20개 이상의 북한제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로 발사됐으며 이들 미사일의 정확도가 현저히 향상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발사된 북한제 탄도미사일은 목표물 50~100m 이내 타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정밀도가 개선됐다. 이는 전쟁 초기 미사일 오차 범위가 1~3㎞였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발전된 수준이다.

소식통은 북한 미사일의 정확도 향상 원인으로 개선된 항법 시스템이나 조향 장치 장착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제공한 새로운 유도 시스템이나 전쟁 데이터 분석을 통한 기술 개선, 더 정확한 표적 정보 제공 등도 가능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무기와 탄약을 제공해왔다.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10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기와 포탄 수십만발을 제공했으며, 그 대가로 지대공미사일(SAM) 등 첨단 방공장비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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