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각국에서 추모와 애도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 교황과 그를 사랑한 모든 사람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첫 임기 당시 난민·환경 문제 등을 둘러싸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립했다. 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트럼프가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대규모 이민자 추방, 인도적 해외 원조 삭감 등을 밀어붙이자 교황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방문 중 선종 전날 교황과 비공개로 면담한 J D 밴스 미 부통령은 “어제 그(교황)를 만나 행복했다”며 “그를 사랑한 전 세계 수백만 교인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가톨릭 신자인 밴스는 교황이 마지막으로 만난 정치인으로 남게 됐다.

유럽 지도자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교황은 겸손과 가난한 이들을 향한 순수한 사랑으로 가톨릭교회를 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다”는 글을 X에 올렸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그분은 ‘파괴하지 않고 가꾸고, 치유하고, 지키는 길’을 걷기를 세상에 다시 한번 요청하셨다”면서 “우리는 이 방향으로 나아가 평화의 길을 찾고, 공동선을 추구하며,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할 것”이라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로마에 이르기까지 교황은 교회가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전하기를 원하셨다”고 했다. 독일 차기 총리로 취임할 예정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겸손과 하느님의 은혜에 대한 믿음이 그의 삶을 이끌었다”며 “가장 약한 이들, 정의와 화해를 위한 쉼 없는 헌신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도 애도 메시지를 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국내 종교 지도자들도 추모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상 생활의 마지막 여정을 하느님 섭리에 오롯이 내맡기시면서도 끝까지 세상에 관심을 두시며 전쟁과 반목이 없는 온전한 평화를 염원하셨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이제 우리는 그분을 떠나보내지만,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큰 별이 지고 세상은 다시 어두워졌지만, 교황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의 길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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