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진이 남극에서 건져 올린 바다돼지./ABC 방송 캡처

호주의 해양학자들이 남극 해안에서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올 법한 독특한 외형의 해양생물을 건져 올렸다.

최근 호주 공영 ABC 방송,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호주 정부 산하기관인 호주남극연구소(AAD) 연구진은 쇄빙선을 타고 남극 연안에서 60일간 항해 중이다.

연구진은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남극의 해수 온도 상승이 해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아보기 위해 조사하던 중 독특한 유기체를 여럿 발견했다.

호주 연구진이 남극에서 건져 올린 바다돼지와 바다나비./ABC 방송 캡처

그중 하나는 바다돼지(sea-pig)다. 해삼의 일종인 바다돼지는 물렁하고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몸, 뭉툭한 다리 등의 생김새가 마치 돼지를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길이가 4~15㎝까지 자라며, 해수면 아래 1~6㎞의 해저에서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다른 동물의 사체를 먹고 산다.

물속을 날아다니는 듯 펄럭이는 바다나비(sea butterfly)도 포획됐다. 바다나비는 바다 달팽이의 일종인 연체동물로, 몸길이가 0.9~13㎜로 매우 작다. 낮에는 주로 천적을 피해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해수면 50~300m 지점까지 올라와 먹이를 먹는다.

연구진이 수족관에 보관 중인 바다나비는 이곳에 알을 낳기도 했다. 이로써 연구진은 바다나비의 알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 처음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ABC는 전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소속 해양학자인 로라 에라이즈 보레게로는 “이 작은 생물(바다나비)을 데리고 와 관찰하고 돌보면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모든 비밀을 밝혀낼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호주 연구진이 남극에서 건져 올린 바다거미./ABC 방송 캡처

이 밖에도 연구진은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의 바다거미와 커다란 접시 크기의 대형 불가사리, 남극 심해에만 서식하는 문어 등이 포획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와 남극 환경 보호 연구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호주 퀸즐랜드 제임스 쿡 대학의 해양생물학 교수인 얀 스트루그넬도 “우리는 남극에서 다양한 해양 생물을 수집했다”며 “이중엔 과학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