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조선일보DB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출생했다. 교황 선출 이전엔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라고 불렸다. 그는 2013년 전임자 베네딕토 16세 퇴위 이후 열린 콘클라베(교황 선출 절차)에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뒤 자신의 즉위명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가난한 이들의 성자’로 불리는 아시시의 이탈리아 수도자 성 프란치스코(1181~1226)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당시 외신은 “소박한 성품과 박애를 증명하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사치를 멀리하고 가난한 이와 병든 사람을 돌본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겠다는 취지로 보였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생전 나환자에게도 입을 맞출 정도로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는 데 헌신적이었다.

첫 남미 출신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인 그가 가톨릭의 화합을 역설하기 위해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었다. 전임자의 즉위명을 물려받아 ‘○세’라고 불리기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었다. 왕위나 귀족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즉위명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당시 그를 ‘프란치스코 1세’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교황은 역시 사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 교황들이 프란치스코라는 즉위명을 선택한다면 ‘프란치스코 1세’로 불릴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지만,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해 ‘영구 결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후임자들의 칭호만 2세, 3세로 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역대 교황이 가장 많이 선택한 즉위명은 21명이 쓴 요한이다. 가톨릭 성인인 그레고리오·베네딕토 역시 모두 16세까지 나왔다.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도인 요한과 바오로를 합친 ‘요한 바오로’ 즉위명도 2명이 사용했다. 예수의 수제자이자 초대 교황인 베드로는 후임자들이 ‘감히 그 이름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 명도 즉위명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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