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에서 추방된 독일 소녀들./뉴욕포스트 캡처

세계 여행을 하던 독일 10대 2명이 미국 하와이에서 머물 호텔을 예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23일 독일 일간 오스트제 차이퉁에 따르면 독일 로슈토크 출신의 샬롯 폴(19)과 마리아 레페레(18)는 지난달 18일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5주간 하와이에 머물 계획으로 미국 여행을 위한 전자여행허가(ESTA)를 받았으나 입국을 거부당했다. 호텔 예약을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하와이 출입국 담당 직원들은 이들의 여행 목적이 의심스럽다며 이들을 구금했다.

폴과 레페레는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몇 시간 동안 심문을 받았으며 신체 스캔과 알몸 수색까지 받았다. 결국 이들은 미 세관 국경보호국(CBP)으로부터 추방을 통보받았다.

두 사람은 구금 기간 동안 수갑을 차고 죄수복을 입은 채 유치장에서 지내야 했다. 이곳에는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수감자들도 함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레페레는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우리는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독일 국민들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매우 순진했고 무력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폴은 “그들은 우리가 하와이에 5주 동안 머물 숙소를 예약하지 않은 것을 의심스러워했다”며 “우리는 태국과 뉴질랜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여행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추방 통보를 받고 호놀룰루 공항으로 돌아가게 됐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요청에 따라 일본 도쿄로 떠났고, 이후 카타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로슈토크로 돌아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독일 외무부는 두 사람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ESTA 승인이 미국 입국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여행객의 미국 입국 허가 여부는 출입국 직원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독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경 단속 강화로 일부 방문객들이 미국에서 혼란을 겪는 일이 계속되자 지난달 미국에 대한 여행 권고를 업데이트한 바 있다. 미 상무부 산하 국가여행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을 찾은 독일인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넘게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