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 /뉴스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12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73) 라자로 추기경은 차기 교황 선출과 관련해 “주님에게는 서양과 동양이 따로 없다”고 밝혔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유 추기경은 ‘아시아 출신 교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저는 한국에서 왔지만, 성령께서 어떻게 말씀하실지 두고 보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유 추기경은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과도기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주님의 뜻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선종했으며 장례 미사는 26일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교황청은 26일부터 9일간을 애도 기간으로 선언했다. 5월 4일까지 매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 행사가 진행된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복음을 순수하게 실천했다”며 “교황은 세상을 떠나기 전날까지 모든 것을 바치고 평화로운 혁명을 이뤘다”며 존경과 애도를 표했다.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 시작될 예정이다. 주요 외신들은 교세가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아프리카에서 차기 교황이 탄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유 추기경을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명에 포함했다. 매체는 “아시아 후보들의 입지도 강력하다”며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한국 출신 유흥식 추기경도 주목해야 할 인물”이라고 했다. 1951년생인 유 추기경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콘클라베에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모두 가지고 있다.

콘클라베는 만 80세 미만 추기경들의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최종 교황 선출까지 외부와 격리된 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가 반복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80세 미만 추기경은 총 133명이며 이 중 2명은 건강상 문제로 불참한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