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한 사찰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어 4명이 숨지고 2000여 명이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불교도들이 석가모니의 것으로 믿는 치아 사리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2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2대 도시인 칸디의 한 사찰은 지난 18일 열흘 일정으로 석가모니 치아 전시를 시작했다. 이후 이를 친견하려는 불자들이 대거 몰렸고, 개시일에만 1.2㎞에 이르는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현지 관리들은 7일 차였던 전날 오전엔 약 45만명이 10㎞ 길이의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으며, 이는 애초 예측한 일일 방문자 20만 명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당일 경찰 관계자도 “속도를 보면 오전에 줄을 선 사람도 입장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우리는 이제 사람들에게 칸디에 더 이상 오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밤샘 대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탈진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지역 국립병원 측은 전시 개시 후 입원한 불자만 300여 명이며, 이중 여성 노인 한 명을 포함한 4명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외 2000명 이상의 인원이 줄을 서던 중 실신해 인근 이동보건센터로 옮겨져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석가모니 치아가 대중에 공개된 건 2009년 3월 마지막 전시 이래 이번이 16년 만이다. 직전 전시 기간엔 총 100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다. 당국은 이번 전시 기간 약 20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 수치는 전시 5일 만에 돌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