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 공장들에서 촬영된 고가 소비재 상품의 원가 폭로 영상이 잇따라 게재됐다. 미국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중국 공장에서 유명 상표의 제품을 판매가보다 싼값에 구매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중국 당국이 단속을 예고하고 나섰다.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기자와 문답 형식 게시글을 통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을 가장한 허위 마케팅, 상표권 침해 및 위조 등 불법 행위에 대한 단서를 행정집행부서에 신속히 이관, 조사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OEM 공장에서 유명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관련 업계 협회에 확인한 결과 중국 OEM 기업들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매우 중시하며, 국제적 상표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 주문 계약상 요구에 따라 생산 및 출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최근 중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했지만, 많은 미국 소비자가 여전히 온라인 쇼핑몰로 몰려가 중국산 제품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상품의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준다”며 “‘메이드 인 차이나’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고 각국 소비자들에게 환영받고 있으며, 관세로는 시장 규칙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 엑스(X‧옛 트위터) 등에는 중국 공장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이가 에르메스 명품 가방, 나이키 운동화, 운동복 브랜드 룰루레몬 레깅스 등 유명 브랜드 제품들의 제조 원가를 폭로하는 영상이 잇따라 게재됐다.
특히 “초고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 버킨백의 원가는 1395달러다. 실제 판매가는 3만8000달러에 달한다”는 내용의 영상이 크게 화제가 됐다. 영상 속 중국 공장 관계자는 유창한 영어로 가방 제작에 필요한 가죽과 각종 부자재 등의 원가를 각각 상세히 설명하면서, 버킨백 가격의 90%는 ‘에르메스 로고 값’이라고 주장했다.
또 틱톡에는 “미국에서 100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룰루레몬 요가 레깅스가 중국 공장에서 사실 5∼6달러에 만들어진다. 자재와 장인 정신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는 주장의 영상이 게재돼 확산한 바 있다.
이러한 영상을 올린 계정들은 웹사이트 주소와 연락처를 공개하며 “직접 우리에게 연락해서 믿지 못할 가격에 이 제품들을 구매하라”고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영상의 진위 여부 및 진품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