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몇 년 간 업무를 줄이라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일하다 죽음을 맞는 것을 택했다고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가 인터뷰에서 밝혔다.
25일 갤러거 대주교는 B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교황이 이렇게 일한 것은 자신이 힘 없는 사람들을 도울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비록 초반에는 그의 말에 항상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그에 대해 항상 존경한 것 중 하나는 그가 어려운 일에서 도망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님은 휴가를 간 지 66년에서 67년은 됐다”며 평소 교황이 쉴 틈 없이 일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평소 난민 문제에 관심이 많던 교황은 측근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종종 분쟁 지역들을 찾아 위로를 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위 기간 60여개국을 방문한 교황은 즉위 후 로마 외 첫 출장지로 지중해 람페두사 섬을 방문해 중동,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을 만났다.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이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을 방문하고자 했을 당시에는 많은 고문들이 “너무 위험하다”고 반대했으나 교황은 “아무도 오고 싶어하지 않으면 나 혼자 가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2015년 분쟁 지역이던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을 방문해 지역의 평화와 화해를 촉구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의 선종 이후 느낀 공허함에 자신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그는 “교황은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대변자였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력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라며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그들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은 유명하거나 선한 인물들을 만나는 것보다 일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과 함께 있는 것을 더 선호했다”고 했다. 또한 “교황이 남긴 유산은 대중과 교회 기관 지도자 사이 장벽을 허문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황이 자신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유머를 잃지 말라”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와 옛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겼다”며 “2주 전 그가 내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유머 감각을 잃지 마’ 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