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25 오사카·간사이 박람회장에서 경비원이 방문객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 /X(옛 트위터)

일본 2025 오사카·간사이 박람회(엑스포)에서 경비원이 방문객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7일 오후 4시쯤 오사카시 이와카구 유메시마의 박람회장 출입구 부근에서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된 영상에는 핑크색 가방을 든 방문객 앞에서 제복 차림의 경비원이 모자를 벗으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이 담겼다. 목격자는 방문객이 소리치는 것을 듣고 이를 촬영했다고 한다. 당시 이 방문객이 경비원에게 셔틀버스 주차장 위치를 문의했는데, 경비원은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해 박람회장 관련 정보가 표시되는 디지털 사이니지(디스플레이 광고 게시판)로 안내하면서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이른바 ‘카스하라(고객이 서비스 근로자에게 잘못이 없음에도 야단을 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영상을 공유한 X 계정 운영자는 “경비원이 땅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데도 방문객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라며 “박람회장의 안전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방문객에 대해서 입장 금지 조치 등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본 2025 오사카·간사이 박람회장에서 경비원이 방문객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 /X(옛 트위터)

일본국제박람회협회 측은 고객의 사과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서는 큰 소동으로 이어지지 않아 경비원이 본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다른 경비원들의 개입은 없었다고 한다. 경비 회사의 매뉴얼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현지 지휘본부에 즉시 연락하고 복수의 경비원이 함께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협회 측은 경비 회사에 보고 체계 강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경찰과 협력해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할 계획이다.

한편, 고객 갑질을 의미하는 카스하라가 일본 내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최대 노조인 UA젠센이 지난해 6월 3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카스하라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46.8%에 달했다. 피해 유형은 ‘폭언’이 39.8%로 가장 많았으며 ‘위협·협박’ 14.7%, ‘같은 내용의 반복적인 클레임’ 13.8%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카스하라 대책으로 노동법 개정에 나서고 있으며 도쿄도 등 일부 지자체는 ‘고객 갑질’을 방지하는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