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텔 객실 침대 아래에서 낯선 남성을 발견한 관광객(왼쪽)과 이를 조사하는 경찰의 모습./ 인스타그램

우크라이나 여성이 홀로 일본 여행을 하던 중 도쿄의 한 호텔 객실 침대 밑에서 낯선 남성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28일 대만 언론 미러미디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성 A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natalisi_taksisi)에서 “일본의 한 호텔 방에서 침대 밑에서 남자를 발견했다. 안전한 여행이 될 예정이었는데, 그 일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도쿄의 한 호텔 객실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고 확인하던 중 침대 밑에 숨어있던 남성과 마주쳤다. A씨는 크게 놀라 소리쳤으며, 이 남성은 침대에서 기어나와 A씨를 몇 초간 쳐다보더니 객실 밖으로 도주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현재 일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며 호텔 측도 사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의심스러운 기기와 USB 장치를 발견했다. 하지만 호텔 내 감시 카메라가 없어 용의자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는 이 호텔에서 숙박비로 510달러(약 73만원)를 지불했고 이를 환불받았다고 한다. 그는 호텔 측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1600달러(약 230만원)를 청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일각에서는 이 여성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여성은 사건 당일 호텔방에 경찰이 출동한 모습을 찍은 영상과 호텔 측에서 받은 공식 이메일을 추가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 영상은 사건 당일 호텔 직원과 경찰이 제 방 안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이메일은 호텔 측에서 직접 보낸 것으로, 용의자를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측에서 보낸 이메일에는 “경찰이 지문 채취 등 초동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보안 카메라 영상이 없어 범인을 식별하기 어려워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매우 죄송하게도 사건과 관련해 정확하게 밝혀진 내용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호텔 측은 다른 이메일에서 “숙박비를 환불해 드리고자 한다. 그러나 호텔로서는 보상을 제공할 수는 없다”며 “경찰은 사건의 전모와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현장 조사와 지문 채취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A씨는 “이 사건 이후 내 여행은 악몽으로 변했다. 다음 날에도 자지 못했고, 불안함에 시달리며 방의 구석구석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가 방에 혼자 있는 걸 어떻게 알았으며, 또 어떻게 방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 호텔이 왜 책임을 지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혼자 여행하는 여성들의 숙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KLM네덜란드항공의 한 승무원은 침대 밑 안전 확인을 위한 ‘물병 테스트’를 제안한 바 있다. 물병을 침대 밑으로 굴려 반대편까지 수평으로 이동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직접 몸을 숙여 확인하지 않고도 침대 밑 공간의 안전을 점검할 수 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