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래방 업체 ‘조이사운드’가 '재봉틀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일본 한 네티즌이 "집에 있는 재봉틀 상태가 나빠져서 급하게 알아보고 왔다"며 "최고의 서비스였다. 계속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올린 것./트위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매출이 급감한 일본 가라오케(노래방) 업계에 ‘노래 없는 노래방’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방역 조치가 완화된 이후에도 기대했던 손님들이 돌아오지 않자, 혼자 일하는 작업실이나 마스크를 쓰고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는 장소로 노래방의 새로운 쓸모를 찾아낸 것이다.

최근 버즈피드 재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노래방 업체 ‘조이사운드’는 지난 2월 말부터 도쿄 이케부쿠로 니시구치공원 앞 지점에서 재봉틀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탁소를 찾는 대신 가정에서 직접 옷을 수선하는 이들을 겨냥해 노래방에 고성능 재봉틀을 들여놓고 빌려주는 것이다. 일반 노래방 요금에 재봉틀 대여료 1000엔(약 9700원)을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다. 한 주부는 “집에선 소음 문제로 재봉틀을 편하게 쓰기 어려운데, 노래방에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 놓고 옷을 수선할 수 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부층을 중심으로 노래방 재봉틀 서비스 인기가 확산하자, 조이사운드는 이달 말까지 진행하려던 이 서비스를 3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 업체는 방음 설비를 갖춘 노래방 시설을 활용해, 높은 음량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 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악기 연습 등 가라오케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제국데이터뱅크(TDB)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노래방 업계 매출 규모는 1400억엔(약 1조3600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3482억엔)의 40%에 그쳤다. 코로나 확산으로 회식 문화가 사라지자 주 고객층인 술자리를 마친 직장인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조이사운드 관계자는 “노래 부르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계속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