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북부 최대 도시 마자르-이-샤리프의 문 닫힌 시장 모습. 14일(현지 시각) 교전 끝에 탈레반이 이곳을 장악했다. /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북부 최대 도시가 반정부 무장조직 탈레반의 공격에 함락됐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마자르-이-샤리프를 장악했다. 이로써 아프간 북부 지역 전체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마자르-이-샤리프는 2001년 미국이 탈레반을 무너뜨리는 것을 도운 민족 민병대 북부동맹의 거점 도시였다.

해당 도시가 속한 발흐주(州) 한 관계자는 “이날 전투에서 국군이 먼저 항복했고, 친정부 민병대 등의 사기가 떨어져 탈레반의 공격에 굴복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민병대를 지휘하던 전(前) 군벌들은 이미 도시를 탈출했으며 이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마자르-이-샤리프를 함락하면서 정부군의 무기와 장비 등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 시각) 반정부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주요 도시 헤라트를 장악한 다음의 거리 풍경. 무기를 든 탈레반 일당이 차량을 타고 도시를 활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현재 아프간 정부군 통제 지역은 중부와 동부 지역 일부에 불과한 상황. 서구 주요 외신은 탈레반이 머지않아 수도 카불까지 진격할 것이라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2·3대 도시 칸다하르와 헤라트를 장악한 탈레반은 이미 아프간 34개 주도 가운데 24개를 점령했다. AP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금 카불에서 불과 1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