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각)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중남미 비트코인·블록체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이날 그는 연단 서서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 남미 엘살바도르가 이번엔 ‘비트코인 도시’ 건설을 추진한다.

CNN 방송·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중남미 비트코인·블록체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도시’ 건설 예정지는 엘살바도르 남부 태평양 연안의 콘차과 화산 인근이며, 화산 지열로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고 비트코인을 채굴할 것이라고 부켈레 대통령은 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 도시에는) 주거지, 상업시설, 박물관, 공항 등이 모두 들어설 것이며, 완전한 생태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0%의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재산세, 소득세 등 다른 세금을 전혀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을 향해 “이곳에 투자하고 원하는 만큼 돈을 벌어가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는 도시 건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 10억 달러(약 1조 1900억원) 규모의 세계 첫 비트코인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1인당 GDP 세계 110위권인 중미 엘살바도르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을 미국 달러와 더불어 법정 통화로 채택했다. 올해 40세인 부켈레 대통령은 해외에 체류하는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이 더 쉽고 간편하게 본국에 송금하고,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며 이 같은 정책을 추진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국민의 비트코인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1인당 30달러(약 3만 6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고, 전국에 비트코인 ATM을 설치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매수해 국고로 보유 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