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2020 미스 유니버스인 멕시코의 안드레아 메자가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을 방문해 벽 높이를 가늠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정부가 유대인들의 성지이자 자국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통곡의 벽(Wailing Wall)’에 1억1000만셰켈(약 420억원)을 투입해 대대적으로 단장한다.

하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통곡의 벽 시설 개선 계획을 승인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통곡의 벽 인근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관람 시설도 대대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사업 예산은 총리실을 비롯해 국방부⋅재무부⋅교육부⋅내무부 등의 정부 주요 부처에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획은 강경 보수 성향의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주도했다. 베네트 총리는 “‘통곡의 벽’은 유대인들의 가장 성스럽고 중요한 장소 중 하나”라며 “정부가 승인한 5개년 계획으로 현장의 시설을 업그레이드해 더 많은 방문객을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통곡의 벽은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舊)시가지 ‘성전 산(Temple mount)’의 서쪽에 세워진 길이 50m·높이 20m 크기의 벽이다. 유대인들이 이곳에서 낭송하는 경전 소리가 마치 울부짖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현재 남아 있는 성전 산의 시설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 코로나 대유행 전까지 전 세계에서 연간 1200만명(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3배)이 찾아오던 이스라엘 최대의 관광 명소로, 한국인들의 기독교 성지순례 코스에도 빠지지 않는 곳이다.

이번 재단장 계획이 발표되자 이스라엘이 ‘위드 코로나’ 전환과 외국인 관광 재개에 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코로나 발발 직후 취했던 외국인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아랍에미리트·바레인·모로코 등 주변 아랍 국가들과 잇따라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코로나 상황 호전 이후 이들 국가로부터의 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