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각) 중국에서 추락한 동방항공 여객기 잔해에서 발견된 메모 /SCMP

‘옥(玉) 펜던트는 한 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행운을 상징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잔해에서 이 같은 내용의 메모 한 장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길상(吉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옥’ 판매원이 자신에게 닥칠 운명을 모른 채 적은 것이다.

메모의 주인공은 온라인으로 옥을 판매하는 20대 여성 샹모씨다. 그는 사고 당시 광저우에서 열리는 옥 장신구 판매 행사를 위해 이 여객기에 올랐다. 그가 적은 이 문장은 옥 판매원들이 제품을 홍보할 때 자주 쓰는 말이라고 한다. 샹씨도 행사 전에 한 자 두 자 적어가며 옥에 대해 공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샹씨는 쿤밍 공항으로 향하는 중에도 스스로에게 인생의 목표를 묻는 영상 한 편을 촬영해 중국판 틱톡인 도우인에 게시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어떤 종류의 목표가 추구할 가치가 있는가, 그 가치는 영원한 것인가”라고 묻는다. 샹씨의 지인들은 그가 평소 삶에 의욕이 넘쳤다고 전했다.

뒤늦게 딸의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샹씨의 어머니도 한 줄기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어머니는 샹씨가 주로 활동하는 소셜미디어에 “구조팀이 블랙박스를 찾았다고 한다. 그러니 내 딸도 곧 볼 수 있겠지? 딸아 빨리 집으로 돌아와라”라고 적었다.

유족의 간절한 바람에도 중국 동방항공 비행사고 긴급 조치 지휘본부는 이날 “사고기에 탑승자 132명 모두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을 태운 동방항공 MU5735편 여객기는 지난 21일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동성 광저우로 향하던 중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했다. 사고기가 수직 추락하는 장면이 포착돼 사고 원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사고기 잔해물에서 폭발물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당국은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