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홋카이도 삿포로 사진. / 인스타그램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수가 늘고 있다. 올여름 방문객만해도 한일관계가 악화되기 직전인 2019년 6월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관광 수요로 일본 항공업계에선 인력난을 걱정할 정도라고 한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18일 홋카이도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현상에 대해 조명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홋카이도를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 수는 지난 7월 기준 17만6021명이다. 이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한일무역분쟁으로 한국인 방문객이 급감하기 직전인 2019년 6월 15만3998명을 웃도는 수치다.

매체는 “특히 비수기에도 한국인 관광객 10만여명이 홋카이도를 찾았으며 신치토세 공항 국제선 이용자의 절반이 한국인이었다”며 “향후에도 방문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덕민 주일 한국 대사가 지난 7일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를 만났을 때도 “홋카이도는 한국에서 인기있는 여행지”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는 홋카이도가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로, 눈과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점 등을 꼽았다. 1995년 영화 ‘러브레터’는 홋카이도 오타루 설원을 배경으로 했다. 이 영화를 아름답게 본 세대가 부모나 자녀들을 데리고 홋카이도를 방문한다는 것이다. 겨울 스포츠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한항공 삿포로 지점의 오자키 코이치씨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영향으로 한국인들의 겨울 스포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여름에는 골프 가방을, 겨울에는 스키나 스노보드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인 관광객 김태현(40)씨는 마이니치 신문에 “홋카이도의 눈과 대자연, 온천이 좋았다”고 전했다. 투어 담당자도 “도쿄, 오사카 패키지 상품도 있지만 최근엔 자연이 풍부한 홋카이도가 가장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떠난 관광업계 인력이 충원되지 않으면서, 급증하는 관광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자키씨도 “만성적으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다”며 “인력이 부족해 비행기가 못 난다고 하는 건 항공업계에 종사한 지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각 항공사는 채용 확대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한다.

겨울 인기 여행지 일본 삿포로(여행이지 제공)./ 뉴스1

한편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행 여객수는 189만15명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던 지난해 11월 일본행 여객수 81만6901명 보다 100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11월은 항공업계에서 비수기로 여겨지는 기간이지만, 일본 여행의 수요는 비수기도 비껴갔다. 성수기인 7~8월 일본행 여객수는 각각 173만3207명, 177만877명이었으며, 추석 연휴가 있던 지난 9월에는 164만1390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