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최초 달 궤도 여행 프로젝트인 ‘디어문’이 결국 취소됐다. 프로젝트에 사용될 유인 우주선 개발 시점을 현재로선 기약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디어문은 지난 1일 공지를 통해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그동안 프로젝트를 지지해 주고 기대했던 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일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도 “(달 탐사선) 스타십이 언제 발사할 수 있을지 아직까지 불확실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 미래를 계획할 수도 없고 승무원들을 더 기다리게 할 수도 없어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디어문은 민간인으로 구성된 우주인들이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에 승선해 달 궤도를 비행하는 프로젝트다. 일본 최대 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조조타운의 설립자이자 억만장자인 마에자와 유사쿠가 2018년부터 스페이스X와 기획해왔다.
마에자와는 2022년 디어문프로젝트에 참여할 승무원 8인을 최종 발표했는데, 이 중 그룹 빅뱅 출신 탑이 포함돼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 프로젝트는 2023년 말 발사를 목표로 했으나 연기됐다.
디어문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스타십은 현재 시험비행 단계에 있다. 스타십은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유인 우주선이다. 2023년 4월과 11월 시험비행에 도전했지만 각각 발사 4분, 10분 만에 폭발했다.
올해 3월 3차 비행에선 48분간 비행하며 목표하는 지구궤도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낙하 도중 분해되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4일 4차 시험비행을 시도할 예정이다.
스타십은 2026년으로 계획된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3′에서 우주비행사를 달에 내려주는 달 착륙선의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우주인들은 NASA의 우주선 오리온을 타고 달 궤도에 진입한 뒤 스타십으로 갈아타고 달 표면에 착륙한다. 우주인들은 일주일간 달에 머무른 뒤 스타십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는 프로젝트다. 이로 인해 디어문 등 다른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한편, 디어문 승무원으로 선발됐던 탑도 인스타그램에 프로젝트 취소 소식을 전했다. 그는 “전 세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인류의 발전을 위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예술 프로젝트였다”며 “디어문 승무원으로 선발된 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 중 하나였고, 한국 아티스트로서 나의 삶과 내가 만드는 음악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 꿈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