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홍콩항공 여객기의 객실 선반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승무원과 승객들이 물과 음료수를 뿌려 진화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불이 꺼진 뒤 검개 타고 그을린 짐칸 내부 모습./중국중앙TV(CCTV)·뉴시스

중국 항저우에서 출발해 홍콩으로 향하던 홍콩항공 여객기가 비행 중 기내 화재가 발생해 비상착륙했다. 기내 선반에 있던 보조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쯤 비행 중이던 홍콩항공 기내 선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여객기는 중국 항저우에서 출발해 홍콩으로 가는 HX115편이다. 에어버스 A320 기종으로 당시 승객 160명과 승무원 8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목격자들은 여객기가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음이 들리면서 기내 선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시 승무원과 승객들이 생수와 주스 등을 부어 진화하면서 불은 크게 번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오후 2시 56분 홍콩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이 여객기는 경로를 변경해 이날 오후 2시쯤 인근 창러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일 홍콩항공 승무원과 승객들이 기내 선반에서 발생한 불을 진화하는 모습./엑스
20일 홍콩항공 승무원과 승객들이 기내 선반에서 발생한 불을 진화하는 모습./엑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고 영상에는 승객과 객실 승무원이 물과 음료수를 이용해 다급히 기내 불을 끄려는 모습이 담겼다. 기내 선반이 까맣게 그을린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기내 선반에 보관하고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났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콩항공은 승객의 기내 반입 수하물에 보조 배터리 휴대를 허용하지만 기내에서는 사용을 금지한다. 다만 항공사 측은 아직 발화 원인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홍콩행 BX391편 여객기에서도 휴대용 보조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탑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전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동체 절반가량이 불에 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여객기 화재가 보조배터리 내부 합선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감정 결과를 밝혔다.

이 사고 후 국토교통부는 3월 1일부터 한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은 좌석 위쪽 수납 공간에 휴대용 충전기와 전자담배를 보관할 수 없도록 했다. 기내 USB 포트나 소켓을 이용해 휴대용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