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숨진 채 발견된 할리우드 배우 진 해크먼(95)과 부인 뱃시 아라카와(64)의 집 내부 상태가 공개됐다. 일부 공간은 여러 소지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거나, 피가 베개에 묻어있는 등 어수선한 반면, 또 다른 공간은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15일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산타페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고인이 된 해크먼과 아라카와가 살던 저택의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경찰관의 바디캠 영상이다. 영상에서는 경찰관들이 저택의 부엌, 개인 침실, 작은 방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찍혔다. 그 안에는 반려견 상자, 침대, 책, 상자, 처방약 병, 세면도구, 식료품, 많은 옷가지 등 여러 소지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저택의 일부 공간은 깔끔해 보였으나, 또 다른 공간은 완전히 어수선했다. 이 매체는 “화장실 변기 안에는 대변과 소변이 그대로 있고 침실 중 한 곳에는 피 묻은 베개가 있는 등 완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넓은 부지를 조사한 뒤 부부의 시체가 있는 별도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라카와의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돼 미라화된 상태였다. 해크먼 부부가 키우던 개 중 한 마리도 죽은 채 발견됐다. 이 개는 부부가 사망한 후 탈수나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살아남은 나머지 두 마리 개는 새로운 보호소로 보내졌다.
매체는 “공개된 사진을 통해 궁전 같으면서도 어수선한 집에서 이들이 생애 마지막 날들을 어떻게 보냈는지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해크먼과 아라카와는 앞서 지난 2월 26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라카와의 시신은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고, 욕실 옆 부엌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다. 두 사람의 시신에는 모두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아라카와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관련 증상을 앓다 일주일가량 먼저 숨졌고, 이후 해크먼이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검시관은 해크먼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의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