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 국립공원 사자 자료사진./KWS

케냐에서 집에 머물고 있던 한 14세 소녀가 사자의 공격을 받고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2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저녁 케냐 수도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탈출한 암사자가 민가로 내려와 집에 있던 피스 므웬데(14)를 공격했다. 당시 므웬데와 함께 있던 친구는 간신히 대피한 뒤 당국에 신고했다. 이 소녀들이 사자를 자극하는 행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케냐 야생동물보호국(KWS)은 음바가티강으로 이어지는 혈흔을 추적했고, 그곳에서 므웬데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80%가량 훼손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자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KWS는 덫과 전기 울타리, 동물의 움직임을 알리는 인공지능 조기경보 시스템도 설치해 포획에 나섰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은 나이로비 도심에서 9.6㎞ 떨어진 곳에 있으며 치타, 표범, 사자, 버펄로, 기린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 공원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지만 남쪽은 열려 있어 동물들이 공원 안팎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케냐에선 야생동물의 습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앞서 전날에는 케냐 니예리 카운티의 숲에서 가축을 방목하던 54세 남성이 코끼리에게 공격받아 갈비뼈 골절 등의 중상을 입기도 했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두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당국은 “사자의 경우 서식지에서 먹이가 줄어들고 국립공원 주변에서 인간 활동이 늘면서 방향 감각을 잃거나 평소 먹이를 잡는 행동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코끼리 사고의 경우 남성이 숲으로 들어가 서식지를 침범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