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연방 검사장인 박병진(미국명 BJay Pak) 조지아주(州) 북부 지역 연방 검사장이 최근 사임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부정 선거’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박병진 조지아주 북부 연방 검사장. /AP 연합뉴스

WSJ는 복수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3일 밤 법무부 고위 관계자가 백악관 지시에 따라 박 검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거 사기 수사와 관련해 대통령이 화가 나 있으며, 박 검사장을 자르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을 압박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통화 파일이 공개된 바 있다. 이틀 뒤 박 검사장은 사임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선 트럼프가 부정선거 수사를 언급하면서 “조지아에는 네버 트럼프(트럼프에 절대 반대하는 사람)가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박 검사장을 겨냥한 것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박 검사장이 ‘트럼프 반대파’로 찍혀 물러나게 됐다는 것이다.

박 검사장은 사직을 밝히는 성명에서 “검사장 재직은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했지만, 내부 이메일에선 “예상치 못한 상황이 사직의 원인이 됐다”고 했다.

박 검사장은 아홉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일리노이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검사와 소송 담당 변호사로 활약했다. 2011년부터 세 차례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세 번의 임기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2017년 10월부터 연방검사장을 맡았다. 2019년엔 조지아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