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트위터·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 계정 사용을 정지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안으로 개설한 블로그가 한달 만에 문을 닫았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AFP 등에 따르면 트럼프가 자신의 지지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달 4일 문을 연 ‘도널드 J. 트럼프의 책상에서'란 블로그가 폐쇄됐다.

이 블로그는 트럼프가 3월 말부터 각종 현안에 대해 쓴 짤막한 글들을 모아 놓은 웹사이트로, 트럼프 정치 자금 모금 사이트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빨간 모자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기념품 숍과도 연결됐다. 현재는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신청하기 위해 자신들의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제출하는 기능만 허용된다.

트럼프의 선임 고문인 제임스 밀러는 이날 CNBC에 출연해 “블로그는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존재감 재구축을 위해 우리가 작업 중인 광범위한 노력의 보조 수단이었다”며 폐쇄 사실을 밝혔다. 그는 “블로그가 다시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블로그는 개설 첫날 약 15만9000건의 ‘상호작용’을 보여줬지만, 곧바로 3만건으로 떨어진 후 1만5000건을 넘기지 못했다. 대통령 재임 당시 트럼프의 팔로워는 트위터에서 8800만 명, 페이스북에서 3500만 명에 달했고 그가 글을 올릴 때마다 수십만개의 반응이 잇따랐다.

트럼프 측은 지난달 블로그 개설 사실을 알리면서 블로그에 대해 “침묵과 거짓의 시기에 안전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자 “트럼프와 대중이 대화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라고 했지만, 결국 방문자가 적어 블로그를 폐쇄한 것이다.

블로그는 트위터와 유사하게 트럼프의 성명이나 메시지가 게시되는 형태지만 방문자가 직접 답글을 달지 못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외부 SNS로 블로그 글을 공유할 수만 있다는 차이를 보였다.

현지 언론은 블로그 폐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다른 방안을 찾을지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밀러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다른 SNS에 합류할 것을 준비하느라 블로그를 닫았다”고 했다.

지난 1월 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영구 정지됨을 알리는 트위터 공지. /트위터 공식 블로그

앞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는 지난 1월 폭력의 추가 선동에 대한 위험을 이유로 그의 계정을 정지시키거나 영구 폐쇄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독립적 감독위원회는 지난달 5일 무기한 계정 정지 조치가 부적절하다며 6개월 이내에 다른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규칙과 일치하는 비례적 대응을 고려하는 결정을 페이스북이 검토해 내놓도록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