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트럼프 강경파인 미 공화당 하원의원이 자신이 주인공이 돼 미 민주당 의원을 살해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위협하는 애니메이션을 자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트위터는 이 게시물에 ‘증오 행위 금지 규정을 어겼다’고 공지했고, 백악관은 “미 정치에 폭력이 설 자리가 없다”고 규탄했다.
앞서 폴 고사(애리조나주) 의원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을 일본도로 살해하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두 자루의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묘사한 변형된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트위터 등에 공유했다.
90초 길이의 이 영상은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도입부를 편집한 것이다. 자신 뿐만 아니라 트럼프 측근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 등이 등장해 괴물을 무찌른다는 내용이다.
영상에서 고사르 의원은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목 뒤쪽을 베어 죽인다. 다른 장면에서 고사르 의원은 또 바이든 대통령 얼굴이 합성된 적에게 두 자루의 검을 휘두른다. 비디오의 애니메이션 장면에는 국경 순찰대 요원,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이민자를 소탕하는 실제 장면 등도 나왔다. 지난 9월 1만5천명의 아이티 난민이 몰려들며, 말을 탄 국경수비대가 이들을 가축 몰이하듯 쫓아내는 장면이 그대로 공개돼 비판을 받았었다. 트위터는 고사르 의원이 게시물이 증오 행위에 대한 회사의 정책을 위반했다며 ‘공익 공지’를 붙였다.
이에 대해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치에서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설 자리가 없다”며 “(더 이상의 대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맡길 것이다. 그러나 어떤 유형의 폭력이나 폭력적인 언어 등도 허용돼서는 안된다”고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트위터 글에서 “공화당 지도부는 이 끔찍한 비디오를 비난하는데 동참하고 윤리 위원회와 법 집행 기관에 조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