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1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7시간에 걸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 중국의 대만 위협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은 폭넓은 미·중 관계 문제를 제기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논의도 상당히 했다”며 “양측은 미국과 중국 간의 소통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원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측은 중국이 러시아를 도울 경우 후과가 따른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회담 후 언론에 “현 상황의 중대성을 반영한 치열한 7시간이었다”며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현 상황과 현 상황에 이르게 된 경위,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설명했고 양측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양측은 우리의 주의를 요구하는 북한의 긴장 고조 상황을 논의했다”면서 북한의 ICBM 도발 가능성 등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입장을 다시 설명하며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우려”도 표현했다고 한다.
이번 미·중 고위급 회담 직전 미국 언론들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서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와 군사 원조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고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에 제공할지도 모르는 지원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중국에 직접적으로 비공개리에 전달했다”고 했다.
북한의 신형 ICBM 시험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측은 “최근 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중국에 전했다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이 이 문제에서 협력할 수 있었던 전례가 있다”며 “북한이 다른 길로 가도록 압박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을 추가로 논의하기 위한 대화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미·중 간에 북한 문제만을 다루는 추가 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