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월북한 주한 미군 트래비스 킹(23) 이병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엔군사령부(UNC)에 확인했다는 보도가 3일(현지 시각) 나왔다. 한국에서 폭행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던 킹 이병은 지난달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난 뒤 다음 날 JSA 견학에 참여하던 중 무단으로 월북했다. 이후 그의 소식은 추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영국 BBC는 이날 북한이 킹 이병의 행방에 대한 유엔사의 정보 요청에 처음으로 응답하면서 킹 이병의 구금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유엔사는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려는 우리의 노력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북한의 응답 내용에 대해 상세히 공개하는 것은 거절했다. 이같은 응답은 북한이 킹 이병과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한다고 BBC는 해석했다.
북한이 킹 이병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응답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킹 이병 사건과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의 행방과 상태에 대해 더 파악하려고 실제 시도하고 있지만 그런 정보가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가능한 모든 합리적인 수단을 통해 그(킹 이병에 대한) 기본 정보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으며 그다음에는 그를 어떻게 데려올 수 있는지 볼 것”이라고 했다.
전날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킹 이병의 월북 사건과 관련한 유엔사의 연락에 다시 응답했지만, 유엔사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확인하는 차원이었을 뿐 의미 있는 소통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유엔군사령부에 전화가 왔고 이 전화는 지난 48시간 이내에 이뤄졌다. 그러나 실질적인 통화가 아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