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 국립 대성당에서 지난 9일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는 정치적으로 대립해온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웃음을 주고받으며 이야기하는 장면이 주목을 받았다. 이후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해하는 이가 많았지만 두 사람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미러와 미국 뉴욕포스트 등은 10일 영국에서 활동하는 독순술(讀脣術, 입술 모양을 읽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내는 기술) 전문가 제러미 프리먼의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선천적 청각장애가 있는 그는 경찰 수사에도 종종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이들 매체는 당시 방송 카메라에 잡힌 트럼프와 오바마의 입술 모양을 독순술로 분석한 결과 트럼프가 오바마에게 “내가 그것을 철회했다. 상황 때문이다. 믿을 수 있겠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추정했다. 오바마는 이 말에 웃음을 보였다. 트럼프가 대통령 1기(2017~2021년) 당시 자신의 정책 결정을 언급했다고 추정됐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어 “그리고 이후에는 내가…”라고 말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방송 카메라가 다른 쪽을 잡느라 그 직후 두 사람의 입 모양은 찍히지 않았다.
이후 다시 두 사람이 카메라에 잡혔을 때 트럼프는 오바마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지금은 말할 수 없다. 우리는 조용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중요한 문제일 수 있고 이를 밖에서 처리해야 할 때도 있다. 오늘은 확실히 그런 날이다”라고 말한다고 프리먼은 분석했다. 오바마는 트럼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 미 언론은 당시 두 사람의 대화가 국제 협약과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을 추론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1기 대통령 당시 탈퇴했던 이란 핵협정이나 파리기후협정 같은 사안을 이야기했을 수 있다는 짐작이다. 트럼프는 장례식 이후 폭스뉴스 기자와 만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영상 속 우리가 매우 친근해 보인다는 점에 놀랐다. 어쩌면 우리는 꽤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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