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6시 30분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 도심에 소형 항공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던 여섯 명과 추락 지점 도로 위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 1명까지 총 일곱 명이 사망하고, 최소 열아홉 명이 다쳤다. 이번 사고는 미 워싱턴 DC 포토맥강 상공에서 여객기와 군 헬리콥터가 충돌해 67명 전원이 사망한 지 이틀 만에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추락한 경비행기 잔해들 사이에서 감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이 사고로 탑승객 여섯 명이 전원 사망했다. 또 비행기 추락 여파로 지상에 있던 차량 운전자 한 명이 숨지고, 최소 열아홉 명이 다쳤다. 추락 지점이 시내 번화가라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필라델피아 북동부 공항에서 미주리주 스프링필드-브랜슨 국립공항으로 향하던 경비행기가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락했다. 이 비행기에는 멕시코 소녀와 어머니, 의사 두 명, 조종사 두 명이 타고 있었다.

소녀는 위독한 상태에서 필라델피아 슈리너 어린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직후였다.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추락한 구급 항공기에 (우리 병원) 소아 환자와 아이의 어머니가 탑승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며 “환자는 퇴원 후 구급 항공기를 타고 본국인 멕시코로 이동 중이었다”고 전했다. 환자와 가족들은 미주리를 거쳐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는 병원에서 퇴원 축하 파티도 열었다고 한다. 비행기는 자선 단체의 의뢰를 받은 항공 구급 전문 제트 레스큐라는 회사 소속이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탑승자 여섯 명이 모두 멕시코 국민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 비행기는 오후 6시 7분 공항에서 이륙해 약 487m 고도로 올라간 뒤 약 30초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공항 관제사는 비행기가 사라지자 수차례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분 이상 답이 없자 다른 누군가에게 “항공기가 실종됐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미 해가 저문 하늘에 빛을 내는 커다란 물체가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이후 지상에서 큰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다. 비행기가 추락한 지점은 필라델피아 북동부에 있는 루스벨트 몰 인근 코트맨 애비뉴다.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와 수십 개의 상점, 음식점 등이 모여 있는 번화가로 지상에 있던 사람들도 다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필라델피아시 관계자는 “이번 비극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해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을 때까지는 며칠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필라델피아 소방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5건의 화재가 발생했지만 현재는 모두 진화됐다. 비행기 잔해가 멀리 퍼지면서 추락 지점 부근의 4~6블록 정도가 충돌의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