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우정청(USPS) 시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우정청(USPS)이 중국에서 발송된 택배 수령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우정청은 5일 “중국·홍콩에서 보내는 모든 국제 우편물과 택배를 계속 접수할 예정”이라며 “우정청과 관세국경보호청(USCBP)이 택배 배송 지장을 최소화하는 효율적 관세 징수 메커니즘을 구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우정청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4일부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국·홍콩 우체국에서 발송하는 국제 택배의 접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된 미·중 ‘관세 전쟁’의 여파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루 평균 약 300만 개가 넘는 택배가 세관 검사·관세 징수 절차 없이 수입되고 있는데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따라 4일부터는 각 택배에 내용물과 적용되는 관세 코드 정보, 관세에 관한 지불 정보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발효한 행정명령에는 800달러(약 115만원) 미만 소액 제품은 관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중국산 제품에는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정청의 ‘중국발 택배 수령 중단’ 발표는 이에 따라 소액 제품을 포함한 모든 택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새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트럼프는 중국에서 소포를 통해 펜타닐과 같은 합성 마약 원료가 유입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발표 이후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었고, 중국에서 일부 제품을 들여오는 아마존 등도 타격을 받을 거란 우려가 나왔다. 최근 미국 판매량이 급증한 중국 이커머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보고서를 보면 매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배송되는 택배 물량의 약 30%가 테무·쉬인에서 발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무의 미국 사용자는 5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고, 패션 플랫폼 쉬인의 미국 패스트패션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국제우편물자문그룹(IMAG)은 “앞으로 소비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물건이 도착하는 시간도 더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USCBP 자료를 보면 소액 면세 제도를 이용한 건수는 2020년 6억3700만 건에서 지난해 13억6600만 건으로 늘었다. 이 기간 미국 소비자들의 중국 이커머스 이용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해 협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시 주석과의 통화 시기를 묻는 질문에 “적절한 때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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