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6일 나스카 데이토나500 경기에 참석했다. 오른쪽은 손녀 캐롤라인. /AFP 연합뉴스

“백악관, 더 비스트, 그리고 데이토나500! 이보다 더 미국적인 건 있을 수 없다.” (백악관 X 공식 계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플로리다주(州) 데이토나 비치에서 열린 카레이싱 대회인 ‘데이토나500’에 참석했다. 나스카(NASCAR·전미스톡자동차경주협회) 시리즈의 개막 행사다. 트럼프는 “속도, 아드레날린, 그리고 자동차 경주의 스릴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행사”라며 “이런 정신이 미국의 황금기를 이끌 것이고, 우리가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미래는 정말로 우리의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주에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수퍼볼’에 참석하는 등 임기 초반 국민 통합과 지지층 결집을 목적으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는 트럼프의 등장으로 다채로운 볼거리가 펼쳐졌다. 트럼프의 전용기인 ‘에어 포스 원’은 착륙하기 전 경기장인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 상공을 비행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의 공식 의전 차량인 검은색 ‘더 비스트(Beast·야수)’가 타원형 트랙을 두 바퀴 돌았다. 트럼프는 라디오를 통해 자신을 “여러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라 표현하며 “저는 정말 여러분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또 이날 경기에 참가하는 카레이서들을 향해 “여러분은 재능이 있고 훌륭한 사람들이며 훌륭한 미국인”이라며 “안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데이토나500은 나스카 시리즈 경기 중 가장 명망 있는 경기로 평가되며 트랙 200바퀴에 해당하는 500마일(약 800km)을 먼저 달린 선수가 승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더 비스트' 차량이 16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 웨이 트랙 위를 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나스카 팬들의 상당수가 보수 성향으로 트럼프를 추종하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표현대로 “엔진의 포효, 정신의 고양, 미국의 기술, 힘의 전설적인 전시”를 추구하는 이 행사가 이들의 애국심과 자부심을 고취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빨간색 매가 모자를 쓴 트럼프가 손녀인 캐롤라인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리자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쏟아졌다. 트럼프의 이날 방문에는 차남인 에릭 트럼프와 손자 루크, 숀 더피 교통장관, 더그 버검 내무 장관 등이 동행했다. 트럼프는 1기 때인 2020년에도 이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나스카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을 묻는 질문에 “순수한 미국의 영광을 추구하는 드라이버들의 용기”를 꼽았다.

트럼프는 지난 9일에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수퍼볼 경기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했다. 트럼프에는 환호가 쏟아진 반면, 지난 대선 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팝의 여제(女帝)’ 테일러 스위프트에는 야유가 쏟아져 대조적인 분위기를 이뤘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때도 대학 프로 풋볼, 종합격투기 UFC(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 경기 등을 찾아 관중들과 소통했다. 이는 트럼프가 2030 남성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한동안 이런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임기 중 미국에선 캐나다·멕시코와 공동 주최하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같은 초대형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더 비스트'가 16일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 트랙 위를 달리고 있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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