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50일 동안 이른바 ‘관세 전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은 10일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를 다국적 기업 10여 곳과 함께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州)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고, 현대차는 조지아주의 전기차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지난해부터 시운전에 들어갔고 이달 말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현대차는 1월 23일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더욱 현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조지아에 있는 새로운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고도 밝혔다”고 했다. 또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한 국내 언론 기사를 인용해 “한국의 거대 기술 기업인 삼성전자가 건조기 제조 공장을 멕시코에서 한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는 한때 미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기지로 각광받았지만, 트럼프가 주요 교역국인 멕시코에 관세 부과를 압박하면서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백악관은 LG전자가 냉장고를 생산하는 멕시코 생산 시설을 테네시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언급했다. 여기에선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215억 달러(약 31조원) 투자를 약정한 대미(對美) 최대 투자국으로 거듭났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2기 정부는 관세 전쟁의 효과와 당위성을 입증·홍보하기 위해 한국 기업을 줄지어 호명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달에도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 여파 속 현대차그룹의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제철소 건설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웨이저자 TSMC,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프랑스 해운사인 CMA CGM의 로돌프 사데 최고경영자(CEO) 등이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와 만난 뒤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워싱턴 정가와 우리 재계에선 “한국 기업인의 투자 발표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악관이 관세 효과를 홍보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을 잇따라 호명하는 것도 압박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조선 담당 부서를 신설했고, 이르면 이번 주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HD현대 같은 조선 업체들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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