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가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운동선수 관련 정부 지침을 위반했다며 1억7500만달러(약 2500억원)의 보조금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는 이곳 와튼스쿨(상경대학)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교다.

19일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국방부·보건복지부가 펜실베이니아대에 대한 자금 인출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펜실베이니아대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의 여성 경기 참여를 금지한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학교 측은 “아직 자금 지원 중단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정책을 준수하고 있다”고 했다. 펜실베이니아대는 전에도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가 여자 경기에 출전하도록 허용해 논란을 빚고 소송에 휘말렸다.

트럼프는 뉴욕 포덤대에서 와튼스쿨로 편입해 경제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했다. 그런데도 펜실베이니아대는 보조금 중단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대체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미국 대학에 대한 보수 진영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초에는 뉴욕 컬럼비아대에 대한 4억달러 규모 과학 연구비 지원이 취소됐다. 컬럼비아대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반(反)이스라엘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곳이다. 정부는 지원 중단의 이유로 “학교가 유대인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했다.

트럼프와 대학 사이의 전선(戰線)은 워싱턴 DC 조지타운대로 옮겨가고 있다. 워싱턴 DC 연방 검사(임시)에 지명된 친(親)트럼프 인사 에드 마틴은 이달 초 윌리엄 트레너 로스쿨 학장에게 서한을 보내 “여전히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을 가르치고 장려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학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DEI를 폐지하지 않을 경우 졸업생들을 고용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트레너는 “서로 다른 신앙, 문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지속적인 대화가 지적·윤리적·영적 이해를 촉진한다”는 건학 이념으로 응수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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