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14일 워싱턴 DC 사무소에 4선 하원의원을 지낸 드루 퍼거슨(59)을 워싱턴 DC 사무소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이른바 ‘관세 전쟁’ 속 대미(對美) 아웃리치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2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정의선 부회장이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퍼거슨은 앨라배마주(州) 출신으로 조지아 의대를 졸업했다. 이후 치과의사로 일하다 2008~2016년 조지아 서부의 소도시인 웨스트포인트 시장을 지냈다. 2017년 조지아 제3지역구에서 연방 하원에 입성해 내리 4선을 했다. 하원 세입위원회, 예산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퍼거슨은 2019~2023년 원내 수석부총무를 지내며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스티븐 스컬리스 원내총무 등과 하원 지도부로 호흡을 맞췄다. 올해 1월에는 애틀랜타 소재 로펌인 ‘올스톤 앤 버드’의 선임 정치 고문으로 합류했는데, 공화당과 트럼프 정부 인맥이 두터워 대미 아웃리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퍼거슨 신임 소장은 트럼프 1기 때 미국 내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 세제 개혁 등 핵심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추진한 바 있다”며 “제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입법 활동에 참여하며 공화당 내 정책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퍼거슨은 미국 입법 절차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을 조율해 왔다”며 “현대차그룹이 미국 정부 및 정책 결정자들과 자동차 산업은 물론 로보틱스, UAM 같은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향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퍼거슨 영입과 대미 투자 계획 등은 2023년 8월 신설된 현대차의 글로벌 대관 조직인 ‘글로벌 폴리시 오피스(GPO)’가 대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GPO에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출신인 김일범 부사장을 필두로 외교부·산업부, 학계 등 민관 출신들이 다양하게 포진해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전부터 관세·투자 압박에 대비해 워싱턴 조야(朝野), 주 정부 등을 상대로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해왔다. 백악관은 최근 몇 달 동안 여러 차례 현대차의 투자를 언급하며 “미국이 제조업 분야의 글로벌 수퍼 파워(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