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미국과의 이른바 ‘2+2 협의’를 앞두고 “기본적으로 지금 상호 관세 부과된 것을 철폐하는 게 목적”이라며 “우리가 (계속) 유예받는 (방향으로 협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 자동차 등 품목별로 부과한 관세에 대해서는 “25%가 부과된 자동차의 경우 대미(對美) 교역에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가급적 신속하게 저희가 풀 수 있도록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안 장관을 비롯한 외교부, 보건복지부 등 8개 부처 60명으로 구성된 실무 지원단은 이날 워싱턴 DC에 입국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입국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와 관련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안 장관은 24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상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카운터 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협상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안 장관은 “오로지 국익과 우리 산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 장관은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에 부과된 관세와 관련해 “아직 (협상 여지와 관련해) 특별히 그런 걸 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한미 교역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동차다. 현대차의 경우 얼마 전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발표했는데 그런 부분을 적극 협의해 원만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안 장관 방미(訪美) 기간 현대차에서도 김동욱 부사장 등 고위급이 서울에서 워싱턴 DC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 장관은 산업부가 기업에 협상 지원을 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민관이 공동으로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번 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기업에다 지원 요청을 한 적은 없다”고 했다.
안 장관은 이날 관세에 대한 미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이 유화적으로 바뀐 것과 관련해 “저희가 예상한 바”라며 “그동안 준비해 온 것을 갖고 미국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또 개별 국가와 조기 협상을 타결하려는 미국 측 기류와 관련해 “여러 상황을 점검해 차분하고 진지하게 협상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방미 기간 일본과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협상단을 부를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장관은 트럼프와의 면담 일정을 묻는 말에는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26일 바티칸에서 치러질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