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익히지 않은 표고버섯을 먹은 후 마치 채찍으로 맞은 자국처럼 생긴 피부 발진이 일어난 사례가 스위스에서 보고됐다.
17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에서 72세 남성 A씨는 덜 익힌 표고버섯을 먹고 피부에 이상 반응이 생겨 병원에 입원했다. 해당 사례는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도 소개됐다.
평소 버섯을 좋아하는 A씨는 당시 표고버섯이 들어간 요리를 먹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 그의 등과 엉덩이 부위에는 피부 발진이 일어났다. 이 발진은 가려움과 함께 채찍 자국 같은 붉은 가로세로 줄무늬 양상으로 나타났다. A씨는 “증상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잠을 잘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A씨는 표고버섯피부염(shiitake dermatitis)을 진단받았다. 그는 스테로이드제와 항히스타민제 등을 처방받아 치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고버섯피부염은 1977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됐다. 이는 표고버섯을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을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줄을 그은 듯 선형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가려움과 부종·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버섯을 먹고 2~3일 후에 이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표고버섯피부염은 표고버섯 속 렌티난(Lentinan)이라는 성분 때문에 발생한다. 렌티난은 항암효과가 있는 성분이기도 하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선 민감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렌티난이 백혈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활성 물질인 사이토카인을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로 전환하며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것이다.
표고버섯피부염은 표고버섯을 조리 시 충분히 열을 가하면 막을 수 있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 병원의 전문가에 따르면 섭씨 145도가 넘는 온도에서 표고버섯을 익히면 렌티난이 파괴돼 표고버섯피부염이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