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동안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수명’이 소득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2011년 71.8세에서 2021년 73.4세로 10년 동안 1.6세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 하위 20%의 건강수명은 64.7세에서 65.2세로 0.5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건강수명 격차는 10년 새 7.1세에서 8.2세로 더 벌어졌다.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에서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기간이다.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산출한다.
이 밖에도 자살사망률, 치매 관리율, 고혈압 유병률 등도 소득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여성 자살사망률은 2018년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인구 10만 명당 8.9명이었으나, 4년 뒤인 2022년에는 10명으로 늘어났다.
치매의 경우 소득에 따른 치매안심센터 치매 환자 등록‧관리율 격차가 2018년 52.2%포인트에서 작년 56.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는 등록된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상담, 검진, 1대1 사례 관리, 환자 돌봄 물품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1월 대구에서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와 그를 돌봐온 50대 아들이 같은 날 숨진 채 발견됐는데, 아버지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 국가 지원제도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 발생률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2018년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간 암 발생률 차이는 10만명당 78.3명이었고, 2021년에는 79명으로 격차가 커졌다. 특히 여성은 같은 기간 97.3명에서 117.4명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3년 만에 20.1명의 격차가 생긴 것이다.
남성 고혈압 유병률은 소득에 따른 격차가 2018년 5.4%포인트에서 2022년 7.7%포인트로 커졌다. 남성 비만 유병률도 소득 1분위와 5분위 간 격차가 같은 기간 1.1%포인트에서 4.2%포인트로 벌어졌다.
김남희 의원은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소득을 이유로 한 건강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데 소득, 지역 등을 이유로 국민들의 건강까지 불평등해지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지역별 균등한 의료시스템 편성과 더 보편적인 복지시스템의 구축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