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공해는 대기오염 다음으로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 요인이다. 장기간 지속적인 소음은 사람을 짜증 나게 하고, 청력을 떨어뜨리며, 불면증을 유발한다.
최근 미국 심장협회지에 소음이 심장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영국의 대표적 공항 4곳 주변에서 사는 사람 중 청력에 문제가 없던 영국인 3635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이 사는 지역의 야간 소음 정도 및 24시간 평균 소음 정도를 측정하고, 3년 후에 MRI(자기공명영상)로 심장 구조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야간에 일반 사무실 내 소음 정도에 해당하는 45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을 들은 사람이 전체의 3%였는데, 이들의 심장 좌심실은 7% 이상 비후해져 있었다. 심장 박동이 힘들어 심장 근육이 두꺼워졌다는 의미다. 심장의 수축력도 8% 이상 저하되어 있었다.
이러한 심장 변화는 주로 고혈압과 비만이 악화되면서 발생하였으며, 주요 심혈관 질환을 4배 이상 높일 수 있는 변화였다. 24시간 소음 평균이 50데시벨 이상인 대상자도 비슷한 심장 변화를 보였지만, 야간 소음을 들을 경우에 그 변화가 더 컸다.
소음은 교감신경계 활성화를 통해서 혈관을 수축시키고,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소음 때문에 유도된 고혈압은 심장 부하를 높여서 심근 비후와 같은 심장 구조 변화를 일으키고, 심근경색증, 심부전, 뇌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소음은 청력만 잃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고 싶다면, 특히 야간 소음을 피해야 한다. 밤에 조용한 상태에서 자야 잠도 잘 자고, 심장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