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건강 이슈를 알아보는 조선일보 의학전문 유튜브 콘텐츠 ‘아프지마 연구소’가 3화 ‘성차의학’ 편을 23일 공개했다. 국내 성차의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출연해 성차의학의 개념, 남녀의 질병 발병과 증상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소개했다.남성과 여성이 각각 더 주의해야하는 질병에 대한 정보도 제공했다.
성차의학이란 질병의 진단 및 치료와 예방에 있어 성별과 젠더 차이가 미치는 영향을 임상 및 기초와 연계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의 경우 남성에게는 가슴통증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여성에게는 가슴 쓰림이나 답답함 등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성차의학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가슴통증만 심근경색의 주 증상으로 인식하여 가슴 쓰림이나 답답함 등의 증상을 가지고 병원을 방문한 여성들에게 잘못된 진단을 내려 치료가 늦어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성차의학이 등장한 후로 이 부분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빠르게 이뤄질 수있다.

이 같은 남녀 차이를 만들어내는 주된 요인은 호르몬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영향을 미친다.김 교수는 “유전적 차이도 큰데, 면역 기전에 관여하는 유전자 수가 매우 다르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면 여성 X염색체에는 면역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 유전자가 1100개인데 반해 남성 Y염색체에는 놀랍게도 100개에 불과하다고 발표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사회문화적으로 남녀의 다른 역할도 여러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들어 코로나 팬데믹 시기 모든 나라에서 남성 사망률이 더 높았는데, 유독 인도만 여성 사망률이 더 높았다. 이는 인도 여성의 낮은 사회적 지위 탓에 의료기관 이용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사회문화적인 성역할 차이, 생각과 경험 차이 등을 뜻하는 젠더차이가 질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개별적으로 건강 관리와 질병 치료 때에도 성별 차이를 고려하면 좋다. 치매 발병률은 여성이 높고, 대장암 발병률은 중장년층 남성에서 높은데 이런 차이를 알면 보다 진단과 치료가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유방암=여성암'이란 인식처럼 특정 질병은 특정 성별만 걸린다는 오해와 편견으로 치료가 늦어지기도 하니 유념해야 한다. 예를들어 중년 여성에게 흔하게 생기는 골다공증은 사실 남성도 쉽게 걸릴 수 있다. 김 교수는 "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남성에서의 골다공증은 생각보다 흔하고, 진단이 늦은 만큼 심각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 생물학적 및 사회적 차이에 의해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골다공증 질환의 인지 및 치료율이 낮고, 치료 시점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 골절이 발생해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아 예후도 좋지 않음이 알려져 있다”고 했다.
여성들에게 흔하다고 알려진 갑상선 질환은 남성도 걸릴 수 있으며, 주로 남성만 찾는 비뇨의학과에서 여성의 방광염, 요실금과 같은 비뇨기 질환을 진단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여성은 주로 비뇨기 질환이 있더라도 산부인과를 찾는데, 방광의 근육에 대해선 압도적으로 비뇨의학과가 많이 연구하고 있어 비뇨의학과에 가는게 좋다”며 “최근엔 여성 비뇨의학과 의사도 많이 생기고 있어 접근성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지마 연구소’는 유튜브 홈페이지나 앱에서 ‘오건강’을 검색하면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