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상태에서 간헐적으로 호흡이 끊기는 수면 무호흡증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청력 손실까지 부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 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 환자 50% 이상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83%가 수면 무호흡증을 동반한다는 보고가 있다. 환자 대부분이 심한 코골이를 동반하고 코골이 환자 상당수가 수면 무호흡증과 관계성을 가진다.
하지만 단순 코골이와는 명백히 다르다. 코골이는 상기도 협착으로 인한 저항 탓에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호흡은 이루어진다. 반면 수면 무호흡증은 상기도가 폐쇄되거나 호흡하려는 노력 자체를 보이지 않아 호흡이 되지 않는 상태다. 이 증상이 반복되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뇌가 각성 상태에 들어가고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앞서 국내외 연구를 통해 수면 무호흡증이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등 여러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산소 포화도를 떨어뜨리고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심장이 충분히 쉬지 못하게 함으로써 치명적인 심장 질환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수면 무호흡증이 중증에 이르면 모든 사망률을 약 4배 증가시키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약 5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기에 최근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전미 교수 연구팀은 수면 무호흡증과 청력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수면 무호흡증 환자 90명과 정상 대조군을 매칭해 청력을 비교·분석한 연구다.
그 결과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정상 대조군에 비해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청력이 나빴고, 2㎑(킬로헤르츠) 이상의 고주파 영역에서의 청력 손실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청력 손실은 수면 무호흡증 환자 중에서도 무호흡 지속 시간이 긴 사람들에게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저산소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꼽았다. 수면무호흡증으로 혈중 산소 수치가 감소하는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귀로 가는 미세혈관에 혈류 장애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 정상적인 청각 기능을 위해선 원활한 산소 공급이 필요한데, 산소 부족 지연으로 청각 세포와 청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또 반복적인 저산소증과 산소 재공급 과정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커져 신경 기능이 저하할 수 있고, 심한 코골이로 인한 소음 역시 청각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수면 무호흡증으로 인한 만성 저산소증과 혈류 장애가 청각 신경과 달팽이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