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노인들의 치매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일본 가나자와대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87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녹차의 주요 성분인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가 항산화 및 항염 효과를 통해 뇌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녹차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백질 병변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질은 뇌의 회백질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와 같은 신경섬유로, 뇌 혈류가 나빠지면서 생기는 뇌 백질 병변은 뇌졸중, 인지 기능 저하,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발행하는 ‘npj 식품 과학(npj Science of Food)’에 실렸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녹차와 커피 섭취량을 조사하고 뇌 MRI 검사를 통해 뇌 백질 병변, 해마 및 전체 뇌 용적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하루 600ml(약 3잔) 이상 녹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200ml(약 1잔) 마시는 사람들에 비해 뇌 백질 병변의 부피가 3% 작았다. 특히 하루 1500ml(약 7~8잔)를 마시는 경우 뇌 백질 병변의 부피가 6%까지 감소했다. 특히 우울증이 없고 치매 위험 유전자인 아포지단백질(ApoE ε4)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녹차의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울증과 아포지단백질이 치매의 강력한 위험 인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녹차에 함유된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와 같은 카테킨의 항산화 및 항염증 특성이 혈관 손상을 완화하고 뇌 건강을 촉진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녹차는 심장 건강 개선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하루 2~4잔의 녹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뇌졸중 위험이 최대 24%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뇌백질 병변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여겨지며, 녹차 섭취는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녹차 섭취는 수축기 혈압을 6.22mmHg, 이완기 혈압을 2.36mmHg 낮추는 것으로 보고됐다. 녹차는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적어 혈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커피 섭취와 뇌 백질 병변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커피가 혈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카페인 함량이 녹차보다 높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녹차를 마시는 것, 특히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홍차 소비자 수가 적어 홍차와 뇌 건강의 상관관계는 분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